
배재고 야구부가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경기 중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파문이 일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6개월 전국대회 출전정지를 결정했고, 선수단은 6일 광주일고를 방문해 사과한다.
✅ 이 글 요약
- 발단: 지난달 29일 청룡기 대회서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 향해 5·18 조롱 구호
- 징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2일 2회전 몰수패
- 사과: 6일 오후 3시 선수·학부모·교직원 등 80여 명 광주일고 방문
- 참배: 같은 날 오후 4시 국립 5·18민주묘지 공동 참배 계획
배재고 야구부 ‘5·18 조롱’ 응원, 무슨 일 있었나
배재고 야구부의 지역 비하 논란은 지난달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경기 도중 불거졌다. 일부 선수들이 상대인 광주제일고 더그아웃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구호를 반복해 외친 것이 발단이다.
해당 표현은 앞서 논란이 된 한 커피 프랜차이즈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마케팅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5·18 민주화운동과 광주 지역을 폄훼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관련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파문은 빠르게 번졌다.
고교야구 응원 문화에서 상대를 자극하는 구호가 오간 사례는 있었으나, 이번처럼 특정 역사적 비극과 지역을 직접 겨냥한 표현이 문제가 된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역사적 사건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6개월 출전정지 중징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 1일 제1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긴급 개최하고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출전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징계는 곧바로 적용됐다. 이에 따라 2일로 예정됐던 청룡기 2회전 순천효천고와의 경기는 몰수패로 처리됐다.
구호를 선창한 학생 2명은 학교 생활교육위원회에 회부됐다. 선수 개인에 대한 별도 징계는 보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몰수패 처리로 팀은 대회 진행 도중 사실상 탈락 수순을 밟게 됐다.
협회는 재발 방지 대책도 함께 내놨다. 앞으로 모든 대회에서 경기 전 감독에게 부적절한 응원 금지를 안내하도록 의무화하고, 중대한 폐해를 초래한 경우 가중 처벌 기준을 신설하기로 했다. 응원 문화 전반을 손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교육청 “엄중 조치”…학교 측 사과
서울시교육청은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거나 특정 지역을 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은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광주일고 선수단과 학부모, 동문, 광주시민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학교 측도 공식 사과 입장을 내놨다.
교육 당국은 사안을 엄중히 보고 있다. 단순한 승부욕 차원의 응원을 넘어 역사 인식과 인권 감수성에 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일이 청소년 스포츠 응원 문화 전반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6일 광주일고 방문 사과…5·18 묘역 공동 참배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과 지도자,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 명은 6일 오후 3시 광주제일고를 찾아 사과한다. 이어 오후 4시부터 국립 5·18민주묘지를 광주일고 측과 함께 참배할 계획이다.
광주제일고는 기말고사 일정과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 학사 운영 등을 고려해 방문 시점을 조율한 끝에 배재고 측의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양측은 5·18 묘역 공동 참배를 통해 화해의 뜻을 나누기로 했다. 피해 당사자 격인 광주일고가 사과를 수용하면서 사태는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한편 일부 시민단체는 6개월 출전정지가 지나치게 가볍다며 협회를 고발하는 등 후속 대응에 나섰다. 반면 이번 사안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 옹호성 발언에는 비판이 잇따랐다. 표현의 자유로 두둔할 사안이 아니라는 반론이다.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청소년 대상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사과와 참배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양측 학교 간 갈등은 일단락되겠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정비 논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