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2026년 들어 차량 성능 위주 심사에서 제작·수입사(제조사) 평가로 확대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급망 기여도와 사후관리 등을 100점 만점으로 채점해 60점 이상을 받은 업체의 차량에만 7월부터 국고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 이 글 요약
- 평가 대상 변경: 2026년부터 차량뿐 아니라 제작·수입사(제조사)도 평가
- 시행 시점: 세부기준 3월 공개, 5~6월 평가, 7월부터 본격 적용
- 통과 기준: 100점 만점 중 60점 이상, 공급망 기여도 배점 40점으로 최대
- 보조금 규모: 전기승용차 국고 최대 680만원(전환지원금 100만원 포함)
전기차 보조금, ‘차’보다 ‘회사’를 먼저 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을 통해 지급 심사의 축을 바꿨다. 기존에는 보급사업에 참여하는 개별 차량의 성능·가격만 심사했지만, 올해부터는 그 차를 만들고 들여오는 제작·수입사 자체를 평가하는 절차가 새로 들어갔다.
평가 항목은 당해연도 사업계획, 기술개발 역량, 안전 및 사후관리 역량, 사업 지속가능성, 공급망 기여도 등으로 구성됐다. 보조금만 받고 국내 사업을 접거나, 사후관리가 부실해 소비자 피해를 남기는 업체를 걸러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사이에서는 판매 이후 정비망과 부품 공급이 제대로 유지되는지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이어졌다. 이번 제조사 평가는 이런 사후 책임까지 지급 심사에 반영해, 판매 실적이 아니라 국내 생태계 유지 능력을 함께 보겠다는 방향으로 읽힌다.

배점은 공급망 기여도가 40점으로 가장 커
제조사 평가는 100점 만점으로 설계됐다. 배점은 공급망 기여도가 40점으로 가장 크고, 사후관리 지속성 20점, 환경정책 대응 15점, 안전관리 15점, 기술개발 역량 10점 순이다. 이 가운데 60점 이상을 받아야 해당 업체의 차량에 보조금이 나간다.
공급망 기여도는 국내에서 생산설비를 가동하거나 부품 조달 비중이 높고, 고용 인원이 많을수록 높은 점수를 받도록 짜였다. 국내 산업 기반과 일자리에 실제로 기여하는 정도를 보조금 배분의 핵심 잣대로 삼은 셈이다.

당초 초안보다 문턱은 낮아져
통과선은 개편 초안 단계의 80점에서 최종 60점으로 낮아졌다. 해외 제조사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온 기업 신용등급, 특허 보유 현황 등의 항목은 평가에서 빠졌다. 사후관리 지속성 심사에서도 직영 서비스센터뿐 아니라 협력업체를 통한 서비스센터 운영까지 인정하도록 기준이 조정됐다.
이 같은 완화로 국내 생산설비가 없는 테슬라, BYD 등 수입 제조사도 평가를 통과할 여지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첫 평가에서는 전기승용 10곳, 화물 9곳, 승합 8곳의 제작·수입사가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소비자·업계에는 어떤 영향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조금을 받은 차량의 정비망과 부품 공급이 일정 수준 유지되도록 하는 안전판이 생긴 셈이다. 그동안 일부 수입 전기차는 판매 이후 서비스센터가 부족해 수리 지연 불만이 이어졌는데, 사후관리 지속성이 배점 20점 항목으로 반영되면서 업체가 정비 인프라를 갖출 유인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국내 생산·부품 조달 실적과 고용 규모가 점수를 가르는 만큼, 국내에 공장을 둔 완성차와 그렇지 않은 수입사 간 격차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통과선이 60점으로 낮아지고 협력업체 정비망까지 인정되면서, 주요 브랜드 대부분은 지원 자격을 유지할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보조금, 시행 일정과 지급 규모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세부 평가기준을 전문가 논의를 거쳐 3월까지 공개했고, 5~6월 평가와 결과 공고를 거쳐 7월부터 제도를 본격 적용한다. 이에 따라 7월 이후에는 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제조사의 전기차에는 국고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차종별 지원 대상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급 규모도 함께 늘었다. 전기승용차 국고 보조금 최대치는 지난해 580만원에서 올해 680만원으로 100만원 올랐다. 늘어난 100만원은 최초 출고 이후 3년 이상 지난 내연차를 폐차·교체할 때 주는 전환지원금으로, 신차 구매보조금이 500만원 이하인 경우 비례해 규모가 정해진다.

화물·승합차로 지원 범위 확대
지원 차종도 넓어졌다. 소형 전기승합차는 최대 1천500만원, 중형 전기화물차는 최대 4천만원, 대형 전기화물차는 최대 6천만원까지 보조금이 책정됐다. 그동안 지원 밖에 있던 중·대형 화물 부문에 처음으로 국고 보조금 기준이 마련된 것으로, 물류·상용차 시장의 전동화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제작·수입사별 평가 결과와 지급 기준은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년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 보도자료에 담겼다. 정부는 준비기간을 부여한 뒤 하반기부터 제조사 평가 결과를 매년 갱신해 반영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