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성장률 전망이 한 달 새 또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8일 2026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2.6%로 0.7%포인트 높였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수출이 예상을 크게 웃돌며 성장 동력을 되살렸다는 판단이다.
✅ 이 글 요약
- IMF가 7월 8일 2026년 한국 성장률 전망을 1.9%에서 2.6%로 0.7%포인트 상향했다.
- 한국은행은 5월 28일 전망을 2.0%에서 2.6%로 올려 5년 만에 최대 폭 상향을 기록했다.
- 상향의 핵심 배경은 예상을 웃돈 반도체·AI 수출 호조와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정책이다.
- OECD와 ADB도 2.6%로 눈높이를 맞췄고, 해외 투자은행 전망은 3%대까지 벌어졌다.
IMF, 4월보다 0.7%p 올려 2.6%로
IMF는 이번 수정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 4월 제시한 1.9%보다 0.7%포인트 높은 2.6%로 조정했다. IMF는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도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수출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성장률이 7.5%를 기록했다”며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연초만 해도 1%대에 머물던 전망이 두 분기 만에 2%대 중반으로 뛴 셈이다.
IMF는 이번 상향이 특정 업종에 기댄 결과라는 점도 함께 짚었다. 반도체와 AI 하드웨어라는 좁은 축이 성장을 견인한 만큼, 이 사이클이 꺾이면 성장률도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계도 뒤따랐다. 실제로 한국은 이번 발표에서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향 조정을 받은 나라로 꼽혔다.

한은도 2.0→2.6%…5년 만에 최대 폭 상향
앞서 한국은행은 5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뒤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2월 전망 2.0%에서 2.6%로 0.6%포인트 올렸다. 2021년 5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상향 폭이다. 한은은 “중동발 공급 충격을 추경 등 정부 정책과 기업 대응이 일부 완충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예상을 크게 웃도는 호조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정보기술(IT) 수출이 성장률을 0.7%포인트 끌어올렸고, 중동 리스크가 0.4%포인트를 깎았다는 분석이다. 상세 수치는 한국은행 경제전망 보도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은은 재화수출 증가율 전망을 2.1%에서 4.9%로, 설비투자 증가율은 2.4%에서 4.4%로 나란히 끌어올렸다. 경상수지 흑자 전망도 2월의 1700억 달러에서 2500억 달러로 대폭 높였다. 지난해 사상 최대였던 1231억 달러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한국 성장률 끌어올린 반도체·AI 수출
기관들이 공통으로 지목한 상향 근거는 반도체다.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 달러 흑자로 종전 최대였던 3월(379억3000만 달러)을 넘어섰고, 흑자 행진은 37개월째 이어졌다. AI 서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몰리면서 반도체 단가와 물량이 함께 뛴 결과다.
한은이 반도체·IT 수출만으로 성장률을 0.7%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본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내수도 소비 회복과 추경 집행이 맞물리며 바닥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성장의 온기가 반도체 대기업과 협력사에 먼저 쏠리는 만큼, 체감 경기와 지표 사이의 간극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OECD·ADB도 상향…해외 IB는 3%대
눈높이를 올린 곳은 IMF와 한은만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전망을 1.7%에서 2.6%로, 아시아개발은행(ADB)도 1.9%에서 2.6%로 상향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2026년 상반기 전망에서 성장률을 2.5%로 끌어올렸다.
국내외 주요 기관이 2.5~2.6%로 수렴한 셈이다. 반면 일부 해외 투자은행은 더 낙관적이다. 투자은행 평균 전망은 3% 안팎이고, JP모건은 3.7%까지 제시했다. 반도체 사이클을 어디까지 반영하느냐에 따라 기관 간 편차가 벌어진 모습이다.
물가·중동 변수는 남은 과제
성장세가 살아났지만 물가는 부담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2.2%에서 2.7%로, 근원물가는 2.4%로 올려 잡았다. 물가 정점은 8월로 예상된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미국의 통상 압력은 하반기 성장 경로를 흔들 수 있는 대외 변수로 꼽힌다. 한은은 내년(2027년) 성장률 전망도 2월의 1.8%에서 2.1%로 0.3%포인트 올려, 반등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결국 반도체가 밀어올린 반등이 내수와 고용으로 얼마나 번질지가 2%대 중반 성장의 지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