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ADR 공모가가 주당 149달러로 제시되면서 미국 증시 데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블룸버그 통신이 9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했고, 조달 예상액은 약 265억달러로 알리바바를 넘어서는 규모로 집계됐다.
✅ 이 글 요약
- 공모가: ADR 1주당 149달러 제시(코스피 종가 대비 약 3% 프리미엄)
- 조달 규모: 약 265억달러(약 40조원), 외국기업 미 증시 상장 최대
- 거래 일정: 10일 조건부 거래(SKHYV), 13일 나스닥 정규 거래(SKHY)
- ADR 구조: ADR 1주 = SK하이닉스 보통주 10분의 1
SK하이닉스 ADR 공모가 149달러, 어떻게 나왔나
SK하이닉스 ADR은 미국 예탁기관이 발행하는 미국주식예탁증서로, 국내 보통주를 미국 증시에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증권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가 ADR 공모가를 주당 149달러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149달러는 같은 날 코스피 종가와 견줘 3% 남짓 웃도는 수준이다. ADR 1주는 SK하이닉스 보통주의 10분의 1에 해당하도록 설계돼, 미국 개인 투자자도 진입 문턱을 낮춰 접근할 수 있는 구조로 짜였다.

265억달러 조달…알리바바 넘는 사상 최대 규모
SK하이닉스 ADR 공모가가 149달러로 굳어지면 이번 상장으로 회사가 끌어모으는 자금은 약 265억달러, 원화로 40조원 안팎에 이른다. 이는 2014년 뉴욕 증시에 입성한 알리바바의 250억달러를 넘어서는 액수다.
블룸버그는 이 경우 외국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공모에서 약 1780만 주 규모의 ADR을 새로 찍어내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BofA증권과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이 글로벌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다.
한미 밸류에이션 격차가 상장 배경
SK하이닉스가 미국행을 택한 배경으로는 한국과 미국 자본시장의 기업가치 평가 격차가 꼽힌다. 회사는 올해 5월 말 기준 미국 증시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22.4배인 반면 코스피는 9.6배에 그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차입 대신 ADR 유상증자를 골라 재무 부담을 줄이면서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넓히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에서 저평가받아 온 몸값을 미국 시장에서 다시 매기겠다는 의도다. 상장 이후에도 SK하이닉스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지위를 유지하는 이중 상장 구조를 이어간다.

조달 자금은 용인·청주 반도체 시설투자에
SK하이닉스는 조달 자금을 전액 시설투자에 쓸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과 청주 P&T7 첨단 패키징 공장, 극자외선(EUV) 장비 등 건설·설비 자금으로 배정된다.
투자의 무게 중심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실려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점유율 약 58%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어, 이번 자금 조달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실탄 성격이 짙다.

종목코드 SKHYV·SKHY…조건부 거래부터 개시
SK하이닉스 ADR은 10일(현지시간) 조건부 거래로 첫발을 뗀다. 조건부 거래 구간의 종목코드는 SKHYV이며, 오는 13일 정규 거래로 넘어가면 코드가 SKHY로 바뀐다.
조건부 거래는 상장 절차가 마무리되기 전 잠정적으로 매매가 이뤄지는 단계다. 정규 거래가 시작되면 SKHY 코드로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서 상시 거래되는 셈이다. ADR은 미국 예탁기관을 거쳐 발행되는 만큼 국내 투자자가 아닌 미국 현지 투자자가 달러로 매매하는 통로가 된다.
수요예측서 7배 청약…공모 조건은 아직 유동적
이번 공모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인공지능 반도체 대표주로 꼽히는 SK하이닉스에 쏠린 미국 시장의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상장은 한국 주식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미국 투자자에게 직접 매수 창구를 열어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다만 SK하이닉스 ADR 공모가 149달러를 비롯한 세부 조건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소식통들은 발행 규모와 가격이 상장 직전까지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