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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미 낙서 500개, 서울 도심 뒤덮은 정체불명 미스터리

“김지미가 대체 누구야?” 서울 도심을 걷던 시민들이 전봇대와 담벼락 곳곳에서 마주친 검은 글씨 앞에서 하나같이 고개를 갸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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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김지미 낙서가 서울역에서 청량리까지 도심 곳곳을 뒤덮으며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확인된 것만 500여 개, 필체까지 비슷해 동일인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김지미 낙서의 정체를 두고 온라인은 온갖 추측으로 들끓는 중이다.

✅ 이 글 요약

  • ‘김지미 클릭’ 등 낙서 최소 500여 개가 서울 도심 약 60㎞ 권역에서 발견됐다.
  • 서울역·시청·종로·동대문·동묘앞·청량리 일대에 집중돼 있다.
  • 경찰이 추적에 나섰으나 작성자를 특정하지 못해 입건 전 조사를 종결했다.
  • 지난해 별세한 원로배우 김지미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되나 의도는 미확인이다.

서울역에서 청량리까지, 60㎞ 뒤덮은 김지미 낙서

낙서는 검은색 스프레이와 매직으로 큼지막하게 휘갈겨 쓰였다. 건물 외벽과 공사장 가림막은 물론 전봇대, 신호등, 변압기, 통신함, 버스정류장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무단으로 붙은 불법 광고물 사이에서도 글씨가 워낙 커 유독 눈에 띈다.

발견 지점은 서울역과 시청, 종각, 종로, 동대문을 거쳐 동묘앞과 청량리로 이어진다. 서울 도심 약 60㎞ 권역에 걸쳐 최소 500여 개가 확인됐다. 도심 간선도로를 따라 촘촘히 이어진 흔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낙서를 목격한 시민들은 처음에는 흔한 불법 전단 문구로 여겼다고 한다. 그러나 같은 이름이 곳곳에서 반복되자 “누가, 왜 남긴 것이냐”는 궁금증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번졌다. 일부 누리꾼은 자신이 찍은 낙서 사진을 지도에 표시하며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도 했다.

‘클릭’부터 ‘경국지색’까지, 변주되는 문구

문구는 ‘김지미 클릭’ 하나에 그치지 않았다. ‘김지미 별세 인생무상’, ‘세계최고미인 김지미’, ‘한국영화 상징 역사’ 등 형태가 제각각이다. 같은 이름을 두고도 표현이 계속 달라진 셈이다.

‘한국영화상징 경국지색 동양최고미인 김지미 별세’, ‘김지미 클릭해서 보자’ 같은 긴 문장도 등장했다. 짧은 단어 나열부터 완결된 문장까지 표현의 폭이 넓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정 단체나 광고의 정형화된 문구와는 결이 다르다는 반응도 나온다.

여러 지점에 남은 필체가 서로 닮아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때문에 한 사람이 도심을 이동하며 잇따라 남겼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이는 목격담과 사진을 근거로 한 추정일 뿐,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경찰 추적에도 작성자 못 밝혀

서울 동대문경찰서와 혜화경찰서는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작성자 추적에 나섰다. 그러나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입건 전 조사를 종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낙서가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데다 목격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이 수사를 까다롭게 한 것으로 보인다.

공공시설물이나 타인의 재산에 허가 없이 낙서를 남기면 형법상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훼손된 시설물의 복구 비용을 놓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질 여지도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도심 미관을 해치는 불법 낙서를 수시로 지우고 있지만, 같은 자리에 다시 나타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별세한 배우 김지미와 관련 있나

낙서에 ‘별세’, ‘미인’, ‘한국영화’ 같은 표현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지난해 12월 별세한 김지미 프로필 속 원로배우를 가리킨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는 1940년생으로, 미국에서 향년 85세로 세상을 떠났다. 낙서 속 이름과 같지만 두 사안의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배우 김지미는 1957년 ‘황혼열차’로 데뷔해 700여 편에 출연하며 한국영화 전성기를 대표한 인물이다. 대종상과 파나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토지’와 ‘길소뜸’ 등 대표작을 남겼다. ‘은막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배우다.

온라인에서는 고인을 추모하려는 개인의 행동이라는 추측부터, 특정 사이트 접속을 노린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주장까지 엇갈린다. 그러나 어느 쪽도 사실로 확인된 바는 없어 모두 추측 단계에 머물러 있다. 작성자의 신원과 의도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김지미 낙서를 둘러싼 궁금증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정운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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