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재고 몰수패가 현실이 됐다. 배재고 야구부는 2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2회전 순천효천고와의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몰수패로 처리됐다. 광주제일고를 겨냥한 ‘스타벅스 가야지’ 조롱 응원으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데 따른 결과다.
✅ 이 글 요약
- 몰수패: 2일 청룡기 2회전 순천효천고전 몰수패 처리
- 징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
- 발단: 지난달 29일 광주제일고 향한 ‘스타벅스 가야지’ 조롱 응원
- 파장: 대통령배·봉황대기·전국체전 출전 불가, 3학년 진로 직격
배재고 몰수패, 2일 청룡기 2회전부터 현실화
배재고 몰수패는 2일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2회전에서 시작됐다. 배재고는 이날 순천효천고와 맞붙을 예정이었으나, 앞서 내려진 출전 정지 징계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채 몰수패로 기록됐다.
몰수패는 팀이 경기를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 상대에게 승리를 넘기는 처리 방식이다. 배재고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서 보지도 못하고 대회에서 물러나게 됐다.
‘스타벅스 가야지’ 조롱 응원, 무슨 일이었나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9일 청룡기 경기에서 나왔다. 배재고 일부 선수들은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가를 불렀고, 일부는 “탱크데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 구호들은 앞서 논란이 된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광주라는 지역과 5·18민주화운동을 겨냥한 조롱·비하로 해석되면서 비판이 확산됐다.
영상이 퍼지자 배재고 야구부를 향한 질타가 이어졌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곧바로 진상 파악과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상대 팀 지역을 특정 사건과 엮어 조롱하는 응원이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나왔다는 점이 문제를 키웠다.
배재고는 1885년 미국 선교사 아펜젤러가 세운 배재학당에 뿌리를 둔 학교다. ‘欲爲大者 當爲人役(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라는 교훈으로 잘 알려져 있어, 이번 조롱 응원이 학교의 설립 정신과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왔다.
6개월 출전정지…3학년 진학·드래프트에 직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배재고 야구부에 전국대회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 조치로 배재고는 이날 청룡기 2회전 몰수패를 시작으로, 7월 대통령배와 8월 봉황대기, 10월 전국체전까지 줄줄이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사실상 올 시즌을 통째로 접는 셈이다. 특히 대입과 프로 신인 드래프트를 앞둔 3학년 선수들에게는 진학과 프로 진출 기회가 함께 막히는 타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방송인 최욱의 유사 발언이 사과로 마무리된 전례와 비교하며 징계 수위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벌어지고 있다. 다만 학생 선수단의 집단 행위였다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과 방문 거부·근조화환…계속되는 후폭풍
배재고 교직원과 야구부 학생·학부모는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 사과의 뜻을 전하려 했다. 그러나 광주제일고 측은 “시험이 시작되는 날이고, 아직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방문을 사양했다.
후폭풍은 학교 밖으로도 번졌다. 1일 서울 강동구 배재고 정문 앞에는 ‘역사를 망각하는 배재고’, ‘민주주의 과분하다’, ‘민주화운동을 모욕하는’ 등의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이 잇따라 놓였다. 처음 한 개였던 화환은 하루 만에 세 개로 늘었고, 등하교하던 학생들과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이를 지켜봤다.
배재고는 반성의 뜻으로 청룡기 잔여 일정은 물론 남은 대회 출전 자체를 기권하는 방안까지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롱 응원에 대한 비판이 또 다른 혐오 표현으로 번지는 조짐도 나타나면서, 사태가 소모적 갈등으로 흐르는 데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배재학당 총동창회 “교장 사퇴하라”
배재학당 총동창회는 사과 입장문을 내고 배재고 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총동창회는 “학교 최고 책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도의적·관리적 책임을 지고 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도 산하 학교 운동부에 재발 방지를 당부하는 긴급 공문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